74조원 뱉을 머스크…"테슬라 이사회 완전히 혼란"

입력 2024-02-01 15:21   수정 2024-02-01 15:24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560억달러(약 74조원) 규모의 보상 패키지 스옵션이 무효가 될 위기에 놓이자 테슬라 이사회는 고민에 빠졌다. 머스크가 경영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다시 협상에 돌입해야 해서다.

CNBC에 따르면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은 30일(현지시간) 테슬라 이사회가 머스크에 대한 보상 패키지를 부적절하게 책정했다며 이를 무효로 한다고 판결했다. 테슬라 소액주주인 리처드 토네타가 머스크에 대한 보상이 과도하다며 이사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데에 따른 판결이다. 캐서린 매코믹 판사는 2018년 이사회가 보상 패키지를 승인했던 절차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고 봤다. 매코믹 판사는 테슬라 이사회 위원들은 법적으로 모든 주주의 이익을 우선해야 하지만 "머스크로부터 독립적이지 못했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이번 판결로 테슬라 이사회와 경영진은 머스크에 대한 보상을 다시 협상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테슬라 주식 42만주를 소유한 자산운용사 거버 가와사키의 CEO 로스 거버는 "테슬라 경영진에겐 완전히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틴 헐 니아 임팩트 캐피탈 CEO는 테슬라 이사회가 "머스크의 변덕스러운 행동을 통제하면서도 사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견제와 균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리더십 문제도 남아있다. 판결의 협상 주체도 모호한데다 테슬라 이사회가 독립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져서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CEO를 감독할 새로운 독립 이사회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2018년 머스크에 대한 보상 패키지를 결정했던 테슬라 이사회는 사실상 머스크 독주체제였다. 당시 이사회 임원 8명에는 머스크, 머스크 친동생, 머스크 전 이혼 담당 변호사 토드 마론, 머스크와 절친한 제임스 머독 등 측근이 다수 포함됐다. 현재까지도 이사회에는 머스크 친동생과 친구가 위원으로 남아있다.

이사회는 2018년 머스크에게 560억 달러 규모의 스톡옵션을 제공하는 보상 패키지를 승인했다. 회사 매출과 시가 총액 등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12번에 걸쳐 1억 1000만 주 규모의 스톡옵션을 받는 방식이다. 이에 테슬라 주식 9주를 보유한 리처드 토네타는 2022년 10월 "보상 규모가 과도하고 이사회 독립성에 문제가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테슬라 이사회는 머스크에 대한 보상이 과도하지 않다고 항변했다.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기업가인 머스크가 회사에 관심을 쏟을 수 있도록 충분한 보상을 제공한다는 논리다. 2007년부터 2021년까지 테슬라 이사로 재직했던 안토니오 그라시아스는 법정에서 "이 패키지는 회사에 놀라운 성공을 가져다줬다"며 "주주들에게 큰 혜택"이라고도 표현했다. 하지만 델라웨어 법원은 "이사회가 역사적으로 전례 없는 보상계획이 필요한 이유를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로 테슬라에 대한 영향력을 높이려던 머스크의 계획은 미뤄졌다. 머스크는 16일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 지분 25%를 확보해야만 회사를 인공지능 선두 주자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머스크가 보유한 테슬라 지분은 약 13% 수준이다. 만일 머스크가 원래 계획대로 보상 패키지를 받는다면 지분은 20.5%로 늘어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판결로 머스크는 지분 확보는 고사하고 모든 옵션을 돌려줘야 할 전망이다.

머스크에 전적으로 의존하던 테슬라는 새로운 리더십을 찾기 전까지는 일단 머스크와 함께한단 계획이다. 이라 에렌프레이스 보상 위원회 위원장은 "어떻게 하면 머스크를 테슬라에 계속 참여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머스크 쪽에서는 델라웨어주 대법원에 상고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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